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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20.이제 넌 끝장이야!

어느 장사꾼 집에 염소와 나귀가 살고 있었다. 그런데 염소는 어찌나 질투심 많고 속이 좁았던지 어떻게 하면 자기가 더 많은 사랑을 받을까만 궁리하고 있었다.

어느 날 기회가 찾아왔다. 아침 일찍부터 주인은 나귀 등에 짐을 가득 싣고 장사 나갈 준비를 서둘렀다. 그리고 웬일인지 이날은 염소도 함께 데리고 나가는 것이었다. 얼마쯤 가다가 작은 도랑을 건너게 되었는데 염소는 이때다 싶어 앞서가는 나귀를 향해 작은 돌을 힘껏 걷어찼다. 뒷발에 돌을 맞은 나귀는 도랑 중간에서 힘없이 주저앉고 말았다. 주인은 하는 수 없이 나귀와 염소를 데리고 집으로 돌아와야 했다.

아내가 물었다. “아니 어찌된 일이죠? 우리 나귀가 왜 다리를 절어요?”

“응, 도랑에서 다리를 삐었지 뭐요. 그래서 오는 길에 수의사한테 보였다오. 아무래도 몇 주 동안 장사 나가긴 틀렸지만 좀더 빨리 낫는 방법은 있답디다. 염소 간에서 나온 피를 발라주면 ….”

“그럼 뭘 망설이세요! 집에 한약재로 기른 염소가 있잖아요. 우리 나귀를 위해 잡아요!”

“아, 그렇군.” 이렇게 해서 주인과 그의 아내가 염소 잡을 준비를 하고 있는 동안 그 사실을 알리 없는 염소는 누워있는 나귀를 보며 "다리를 못 쓰게 되었으니 이제 넌 끝장이다!" 라고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그러나 잠시 후 염소는 자기의 말대로 주인에게 죽임을 당하는 끝장이 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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