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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21.눈 깜짝할 사이에 일어난 일

몇 년 전 몹시 무덥던 날 전철 안에서 일어난 일이다.

자리에 앉아 있던 한 아주머니가 갑자기 고통스러워하기 시작했다. 주변에 있던 사람들이 도움을 주고 싶었지만 전철 안이라 응급조치를 취할 수도 없는, 답답한 상황이었다. 괜찮으냐고 걱정해 주는 것이 할 수 있는 전부였다. 그 병에 쓸 약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았지만 문제는 마실 물이 없었다. 그러는 사이에 전철이 다음 역에 도착했다.

문이 열리자마자 20세쯤 되어 보이는 아가씨가 꽁지에 불붙은 토끼처럼 튀어나가더니 전철 출발을 알리는 방송소리가 울리는 가운데 음료수 캔을 하나 들고 전철 안으로 뛰어들어 왔다.

“아주머니, 이것으로 약을 드세요.”

더욱 놀라운 것은 그 역이 내려야 할 역인 듯 아가씨는 다시 잽싸게 내렸다. 모두가 눈 깜짝할 사이에 일어난 일이었다. 승객 모두는 어안이 벙벙해 입을 다물 줄 몰랐다.

아가씨가 내리고 나서 잠시 후 아주머니도 고통에서 벗어났다. 요즘 젊은이들은 예의가 없다고 다들 혀를 차는데... 나는 목적지까지 가는 동안 내 딸도 그 아가씨처럼

성장해 주었으면 하고 간절히 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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