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寒波 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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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3-01-21 00:00 조회22,79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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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용직 근로자·노숙인·대리기사·갈 곳 없는 10대…
혹한의 겨울, 패스트푸드점 한편에서 쪽잠을 잔다

대리운전 경력 4년인 조모(50)씨. 영하 6도까지 내려간 지난 15일 밤 11시 55분쯤 그를 맞아 준 곳은 서울 종로 2가에 있는 맥도날드다. 매서운 추위를 피해 매장에 들어온 그는 자리에 앉자마자 휴대전화만 쳐다봤다. 매장 안의 온도는 20도. 그는 "나처럼 햄버거집에서 휴대전화만 들여다보는 사람은 상당수가 대리기사"라며 "주문을 하지 않아도 몇 시간이고 따뜻한 곳에서 콜을 기다릴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콜 요청을 받은 조씨는 한 시간 만에 자리를 떴다.

이날 자정쯤 서울 종로구 롯데리아 매장을 찾은 일용직 노동일을 하는 김모(53)씨. 그는 1400원짜리 감자튀김 하나를 시켰다. 김씨는 "집이 없어 일당을 버는 날은 찜질방이나 여관에서 잠을 자는데, 오늘은 일을 못해 호주머니에 3000원밖에 없어 롯데리아에서 자게 생겼다"고 말했다.

24시간 패스트푸드 영업점에서 밤새 추위를 피하는 '한파 난민(難民)'들이다. 본지 취재팀은 지난 15일부터 17일까지 사흘간 서울 시내 주요 패스트푸드점과 카페 10여 곳을 찾았다. 예년보다 부쩍 추워진 날씨 속에서 갈 곳 없는 노숙인들은 이 매장들에서 쪽잠을 잤고, 대리운전 기사나 일용직 노동자는 몸을 녹였다. 한파 난민은 오전 1~2시 사이 노숙인이 상대적으로 많은 서울 종로 일대 매장서 자주 눈에 띄었다.

서울 시내 기온이 영하 6도로 떨어진 지난 15일 오후 11시쯤 서울 영등포구의 한 패스트푸드점에 추위를 피하려고 들어온 시민들이 휴대폰을 만지작거리거나 신문을 읽고 있다(위). 16일 오전 1시쯤 서울 종로 일대 패스트푸드점에서도 두꺼운 파카를 껴입은 노숙인 박모(아래 왼쪽)씨와 일용직 노동자 김모씨가 잠을 청하고 있다(아래 오른쪽). 박씨는“밥은 무료 급식소에서 해결하고 잠은 패스트푸드점에서 잔다”고 말했다. /양지혜·이민석 기자
16일 오전 1시쯤 서울 종로 2가 버거킹 매장. 구석 자리에서 졸던 노숙인 박모(58)씨는 "추운 날 난방이 되는 햄버거집에 오면 천국이 따로 없다"며 "한 매장만 많이 가면 (직원에게) 찍히니까 몇 군데 햄버거집을 정해 놓고 돌아가면서 잔다"고 말했다. 같은 시각 인근 엔젤리너스 카페에서 테이블에 엎드려 자던 한 여성(28)은 "지난주 부산에서 무작정 올라왔는데, 추운데 마땅히 지낼 곳이 없어 여기로 왔다"며 "매일 오후부터 새벽까지 계속 앉아 있다가, 가끔은 바람 쐬러 나가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곳도 24시간 영업을 한다.

본지 취재팀이 찾은 24시간 영업점 10여 곳은 모두 노숙인이 매장에서 잠을 자는 경우에도 별다른 제재를 하지 않았다. 서울 광진구의 한 카페 직원 박모(25)씨는 "날이 추워지다 보니, 노숙인처럼 보이는 사람들이 잠을 자는 경우가 점점 눈에 띈다"며 "밖에 칼바람이 부는데 들어와 쉬는 것도 이해되는 부분이라, 눈치를 주거나 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노숙인이 상대적으로 많은 서울 종로 일대 맥도날드 직원 이모(21)씨도 "노숙인이라고 내쫓지는 않지만, 술 냄새를 풍기며 다른 손님에게 행패를 부리는 경우는 나가달라고 요구한다"고 말했다.

24시간 영업점에서 본지 기자와 만난 노숙인들은 쉼터에 가 본 적이 없거나 가기가 싫다고 말했다. 지난달 전국노숙인복지시설협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전국 노숙인 1만3262명 가운데 쉼터 등 노숙인 시설을 이용하지 않는 노숙인은 1811명이다. 노숙인 최모(49)씨는 "쉼터라고 해봐야 좁은 곳에서 사람들이 바글거리지, 술주정하지, 시끄러워서 잠이 안 온다"며 "나도 노숙하지만, 냄새도 너무 심해서 해가 뜰 때까지 참고 기다린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쉼터에 불편을 느낀 노숙인들은 패스트푸드점이나 카페를 더 '안락한 잠자리'로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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