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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골 쪽방서 텐트치고 겨울나기 나 가족없다던 독거노인 열 중 여덟명엔 가족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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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3-01-29 00:00 조회22,43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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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도봉구 독거노인촌, 30명에 들어본 그 힘든 삶]
-진짜 '나홀로 노인'은 7명뿐
30명 중 24명이 우울증 증세… 보일러·전기는 거의 안쓰고 옷 4겹, 이불 2~3개 덮고 견뎌

서울 도봉구 도봉동 626번지. 이 동네엔 독거노인 20여 가구가 살고 있다. 도봉동을 중심으로 주변 쌍문동에 40여 가구, 방학동에 40여 가구가 모여 독거노인촌을 이룬다. 이 일대는 서울에서 가장 북쪽 외곽에 있다. 집값이 다른 지역에 비해 평균 10∼20%가량 저렴하다. 보증금 100만원으로 집을 구할 수 있다.

본지 취재팀이 지난 22일부터 24일까지 3일 동안 이곳 독거노인을 관리하는 밀알재단 도봉재가노인지원센터와 동행해 그들의 얘기를 들어봤다. 그들 대부분은 가족이 있는데도 홀로 지내는 '사회적 독거노인'이었다. 독거노인 30명을 심층 면접한 결과 약 80%에 해당하는 23명이 이런 '사회적 독거노인'이었다. 나머지 7명만이 원래 결혼을 하지 않았거나, 남편이나 자식 등이 사망한 독거노인이다.

이들 대부분은 정서적으로도 고립된 상태다. 독거노인 30명 중 24명이 노인 우울척도 조사에서 '우울증' 증세를 보였다. 그중 15명은 우울증 증세가 심각한 '심도 우울증' 진단이 나왔다. 올겨울은 예년보다 춥고 일찍 시작됐다. 그들의 겨울나기를 들어봤다.

◇방안은 4도…보일러비 없어 텐트 치고 사는 76세 할아버지

김수찬(가명·76)씨는 보증금 100만원에 월세 10만원인 반지하 방에 산다. 이 방에 들어가면 제일 먼저 텐트가 보인다. 17㎡(약 5평)짜리 방을 모서리가 해진 텐트가 다 차지한다. 기름 보일러비를 감당할 수 없어 텐트를 구해왔다. 김씨는 "전에 TV에서 보니 추운 겨울에 밖에서 텐트를 치고 자더라"며 "우리 집도 바깥이나 마찬가지니 방안에 텐트를 치면 따뜻할 것 같단 생각에 (텐트를) 구해왔다"고 말했다. 이날 바깥의 온도는 영상 2도. 김씨의 집 안 온도는 영상 4도였다.

쌍문동에 사는 강복자 할머니가 전기료를 아끼기 위해 전기장판과 보일러를 끈 채 담요로 자신의 귀를 감싸고 있다./허영한 기자
김씨가 이곳으로 온 건 6년 전. 1남 4녀를 둔 그는 금융기관에서 정년까지 근무했다. 집도 있었다. 그러나 아들의 사업이 실패하면서 김씨는 전 재산을 모두 날렸다. 이후 아들은 미국으로 가서 소식이 끊겼다. 시집간 딸들도 형편이 좋지 못해 아버지를 돕겠다고 나서는 이가 없었다. 6년 전 김씨는 막내딸이 준 200만원을 들고 도봉동으로 왔다.

같은 동네 보증금 100만원짜리 반지하 방에 사는 박순임(가명·96)씨는 9년 전 이곳으로 왔다. 2남 3녀를 뒀지만, 누구도 그를 부양하지 않는다. 40년 전 남편이 죽자 아들이 있는 서울로 올라왔다. 그러나 며느리가 병에 걸리면서, 아들이 빚더미에 올랐다. 집까지 팔아 아들 빚을 갚아주고 나니 300만원이 남았다. 박씨 집 냉장고에는 김치·고추장·된장·물이 전부다. 일주일에 2번 노인지원센터에서 배달해주는 밑반찬으로 끼니를 해결한다. 이 반찬을 일주일간 나눠 먹는다. 박씨 집 창문에는 스티로폼이 곳곳에 붙어 있다. 외풍을 막기 위해서다. 그는 이번 겨울에 보일러를 한 번도 켜지 않았다. 전기장판 온도도 최고 8단계 중 '3단계' 이상을 넘겨본 적이 없다.

◇"독거노인들, 가족에 피해 갈까 봐'가족 없다'고 말해"

도봉구 쌍문동에 거주하는 강복자(가명·87)씨의 상황은 더 열악하다. 보일러는커녕, 전기도 거의 쓰지 않는다. 전기밥솥도 코드를 뽑아놓았다가 밥을 먹는 순간에만 꽂는다. 사회복지단체에서 지원품으로 나온 온풍기는 비닐도 뜯지 않았다. 그는 집 안에서 옷을 4겹씩 껴입고 지낸다. 이불도 2개씩 덮는다. 강씨는 50년 전 고부갈등으로 집을 나온 뒤 식당·파출부로 전전하며 살았다. 나이가 들어 이마저도 힘들어지자, 집세가 싼 곳을 찾아 이곳으로 왔다. 강씨는 이삿짐을 풀지 않고 지낸다. 자신이 죽고 나면 짐 정리할 가족이 없기 때문이다.

밀알재단 도봉재가노인지원센터 장경화 소장은 "독거노인 대부분이 처음에는 '가족이 없다'고 얘기한다"며 "혼자 사는 것이 부끄러우면서도 혹시라도 다른 가족에게 피해가 갈까 봐 그러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독거노인들은 '사각지대'에 놓이는 경우가 많다. 서류상으로는 부양가족이 있지만, 실제로는 혼자서 살면서 끼니 해결도 제대로 못 하면서 사는 것이다. 장 소장은 "독거노인들에게는 한번 가서 손이라도 잡아주고 말이라도 건네주면 우울증·외로움 극복에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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