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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노인들도 봉사자도 손이 꽁꽁 '혹한의 점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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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2-12-21 00:00 조회10,45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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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부평역 급식소 화재로 천막신세… 실내 시설 마련 도움 손길 절실

20일 오전 9시30분 인천시 부평역 북광장에는 영하의 날씨에도 백발이 성성한 노인 100여명이 모였다. 이들이 모인 것은 사랑의쌀나눔운동본부에서 제공하는 무료 점심 때문이다. 운동본부 소속 사회복지사와 봉사자 20여명이 광장 중앙에 천막을 치고 150석 규모의 급식소를 만드는 동안에도 노인들은 계속 모여들었다.

10시30분쯤 급식소가 완성돼 먼저 번호표를 받은 노인 150명이 자리에 앉았다. 하지만 대기 장소로 마련한 천막 2동에 노인 50여명과 그마저도 자리를 얻지 못한 100여명은 밖에서 차례를 기다렸다. 이곳에서 매주 월요일과 목요일에 제공되는 점심급식에는 450여명의 노인들이 이용한다. 대부분 독거노인들이다. 5년째 급식소를 찾고 있다는 고종윤씨(83)는 “14년 전에 아내가 죽고 난 뒤 혼자 산다”며 “여기 오지 않으면 하루종일 굶어야 한다”고 말했다. 고물을 주워 생계를 이어간다는 황춘지씨(70)는 “아무리 힘들게 주워도 1㎏당 50원밖에 못 받아 살기가 힘들다”며 “혼자 사는 우리 같은 노인네들은 여기 안 오면 못 산다”고 했다.

11시40분이 되자 급식이 시작됐다. 봉사자 20여명이 식판에 밥을 받아 노인들이 앉아 있는 좌석에 순서대로 갖다 준다. 천막 안이라고 하지만 난방기구가 없어 야외와 다를 바 없다. 천막 곳곳이 찢어져 바람이 그대로 들어온다.

사랑의쌀나눔운동본부가 20일 인천 부평역 북광장에 마련한 천막 무료급식소에서 노인들이 자원봉사자가 가져다주는 식판을 받고 있다. | 사랑의쌀나눔운동본부 제공

 

노인들은 손을 호호 불어 녹이고 발을 구르며 식사를 한다. 봉사자들도 손이 얼어 밥과 반찬을 식판에 담기가 힘들 정도다. 사회복지사 채현식씨(32)는 “젊은 봉사자들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노인분들이 내내 손을 비비고 콧물을 훔치는 모습을 보면 정말 안쓰럽다”고 말했다.

부평역 급식소가 한파에 떨게 된 것은 지난 10월7일 발생한 화재 때문이다. 운동본부는 한 독지가가 제공한 고양시의 식당에서 음식을 만들어 밥차로 날라 급식을 했었다. 그러나 이곳에 불이 나 급식도구가 모두 불 탔다. 운동본부 이선구 이사장(61)은 “식량창고부터 냉장고, 10대의 온풍기, 천막 그리고 밥차까지 모두 타버렸다”며 “오래 전에 쓰던 천막과 봉사자들이 각자 집에서 가지고 온 수저를 쓰고 있는 형편”이라고 말했다. 1년 전부터 급식소에서 식사를 한 김영희씨(84)는 “작년 겨울에는 온풍기가 나오는 따뜻한 천막 안에서 밥을 먹었는데 올해는 너무 춥다”며 “그래도 이곳에서 식사를 하지 않으면 먹을 방법이 없어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화재 소식을 들은 노인들이 운동본부를 위해 작은 도움을 주는 일도 있다. 인천 부평에서 혼자 살고 있는 반효순씨(75)는 식사를 하기 전 금이 들어있는 자신의 틀니와 폐휴대폰을 운동본부에 기증했다. 반씨는 “혼자 먹는 것보다 여기와서 먹으면 밥이 너무 따뜻하고 친구들도 만날 수 있어서 감사하다”며 “나같이 불쌍한 사람들 밥 해 먹이는데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껌을 팔아 생계를 이어가는 한 80대 노인은 껌 10통을 기증하기도 했다.

자원봉사자 김지훈씨(22)는 “너무 추워 어르신들이 식사할 때 건강이 걱정”이라며 “이렇게 많은 어르신들이 오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의 손길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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