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사랑하는 이들을 만나기 위하여 물을 건너갈 다리가 필요했다. 그래서 그들은 땀을 흘려 다리를 만들기 시작했다. 비록 지치고 힘은 들었지만 보고픈 얼굴들을 생각하면 보람되었다. 다리가 완공되어가자 사람들을 기뻐하고 좋아했다. 이제는 다리를 건너보고픈 이웃들을 마음껏 만날 수 있다는 기대감이 그들을 환호케 했다. 세월이 흐른 어느 날, 그 다리 위로 한 마리의 여우가 지나가게 되었다. 여우는 다정하게 다리에게 인사를 나누었다. “다리야, 다리야 고마워! 네가 아니면 이 물을 건너기가 불편할 텐데…….” 다리는 쑥스러워했다. “고맙긴, 뭘…….” 여우는 미안한 마음으로 다리에게 말했다. “그런데, 다리야! 우리가 매일 이렇게 너를 밟고 지나다니면 힘들지 않니?” 그러자 다리는 슬픈 표정을 지으며 대답했다. “그런 건 하나도 힘들지 않아. 오히려 보람되고 행복한 걸. 나를 힘들게 하는 건 사람들이 나를 건너가 이웃 사람들과 싸우고 서로를 죽일 때야. 내가 다리가 된 건…, 전쟁을 하기 위함이 아니라 그리운 이들을 만나기 위함이었는데 말이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