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마을에 부부싸움이 그칠 날이 없는 과자 가게가 있었다. 날마다 벌어지는 요란한 부부싸움 때문에 주위 사람들은 어수선 했으나 누구 하나 말리려 하지 않았다. 일반적으로 다른 사람의 충돌이나 불행에 대하여 동정하는 것은 자기와 관계가 있다고 생각할 때에만 관여하게 되는 것이 우리 인간의 한 속성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과 관계가 없는 충돌이나 불행에 대해서는 동정하기보다는 적지 않은 기쁨마저 느끼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나 그 부부싸움에 대하여 이웃의 한 사람은 방관자의 태도를 취하지 않았다.
어느 날,그는“좋아, 내가 이 부부싸움을 말려야겠다.”이렇게 마음먹고는 싸움이 한참 벌어지고 있는 틈을 타서 그 과자 가게로 뛰어들었다. 입에 담지 못할 욕설을 퍼붓는 부부에게는 눈도 돌리지 않고 가게 안 진열대에 늘어놓은 과자를 두 속에 가득 들고는 밖에서 놀고 있는 동네 아이들을 큰소리로 불러 모았다. “자! 여기 있는 과자를 얼마든지 줄테니 모두 와서 먹어라. 뭐, 체면 차릴 것 없다.”아이들은 환호성을 올리며 달려와 먹기 시작했다. 싸움을 하면서도 곁눈질로 그 광경을 지켜본 과자 가게 부부는, 그만 혼비백산하여 하던 싸움을 멈추고 과자를 나누어 주는 그의 손을 잡으며 대들었다.
“도대체 당신은 무슨 짓을 하고 있는거요?” 여기 있는 과자는 모두 파는 것이오.” 그러나 그 사람은 끄떡도 하지 않은 채, 그 부부를 돌아다보며 다음과 같이 타이르는 것이다.“당신들은 지금 죽여라, 죽이겠다 하며 싸우고 있지 않은가. 부인이 죽는다면 아내를 죽인 주인도 살인범이 되어 처형당하기 마련이다. 그래서 나는 당신들이 죽고 난 후에 공양하느니 죽기 전에 명복을 빌어 두는 것이 좋을 것 같아 당신들 대신 아이들에게 보시 하고 있는 중이다.”주인이나 아내는 이 말을 듣고는 한 마디도 대꾸할 수가 없어 그 자리에서 싸움을 멈췄을 뿐만 아니라, 그 이후로 두 사람 사이에는 아무런 충돌도 일어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 이야기는 여러 의미로 해석되겠지만, 싸움을 말린 사람처럼‘함께 고민하고, 함께 기뻐하며, 함께 죄를 받을 수 있는 사람’이 아니었다면, 그 싸움을 말리기는커녕 오히려 불붙은 데 부채질하는 꼴이 되었을 것이다. 이 세상에는 어리석은 사람이나 성격이 나쁜 사람이 많지만, 그들에 대하여 방관자의 태도를 취해서는 안 된다. 그것은 물건을 교역하는 데에는 금화도 있어야 하지만, 동전도 있어야 한다는 이치와 같은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