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04.소크라테스의 사과
어느 날 몇몇 제자들이 소크라테스에게 물었다. “인생이란 무엇입니까?” 소크라테스는 그들을 사과나무 숲으로 데리고 갔다. 때마침 사과가 무르익는 계절이라 달콤한 과육향기가 코를 찔렀다. 소크라테스는 제자들에게 숲 끝에서 끝까지 걸어가며, 각자 가장 마음에 드는 사과를 하나씩 골라오도록 했다. “단, 다시 뒤로 되돌아갈 수 없으며 선택은 한 번뿐이다.”라는 조건을 붙였다. 제자들은 사과나무 숲을 걸어가면서 유심히 관찰한 끝에. 가장 크고 좋다고 생각되는 열매를 하나씩 골랐다. 딴 사과들을 든 제자들이 모두 사과나무 숲의 끝에 도착했다.
소크라테스가 미리 와서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가 웃으며 제자들에게 말했다. “모두 제일 좋은 열매를 골랐겠지?” 제자들은 서로의 것을 비교하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 모습을 본 소크라테스가 다시 물었다. “왜? 자기가 고른 사과가 만족스럽지 못한가 보지?”
“스승님, 다시 한번만 고르게 해주세요.” 한 제자가 이렇게 부탁했다. “숲에 막 들어섰을 때 정말 크고 좋은 걸 봤거든요. 그런데 더 크고 좋은 걸 찾으려고 따지 않았어요. 사과나무 숲 끝까지 왔을 때야 제가 처음 본 사과가 가장 크고 좋다는 것을 비로소 알았어요.”
다른 제자가 급히 말을 이었다. “전 정반대예요. 숲에 들어가 조금 걷다가 제일 크고 좋다고 생각되는 사과를 골랐는데요. 나중에 보니까 더 좋은 게 있었어요. 저도 후회스러워요.” “스승님, 한 번만 기회를 더 주세요.” 다른 제자들도 약속이나 한 듯 이렇게 말했다.
소크라테스가 껄껄 웃더니. 단호하게 고개를 내저으며 진지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게 바로 인생이다. 인생은 언제나 단 한 번의 선택을 해야 하거든.” 인생을 살면서 수없이 많은 선택의 갈림길 앞에 서지만, 기회는 늘 한번 뿐이다. 순간의 잘못된 선택으로 인한 책임은 모두 자신이 감당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한 번뿐인 선택이 완벽하길 바라는 일이 아니라, 때로는 실수가 있더라도 후회하지 않고 자신의 선택을 기꺼이 끌어안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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