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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익 나면 대부분 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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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admin 작성일09-10-01 00:00 조회4,22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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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이야기] 이익 나면 대부분 기부… '희망'을 지어요

'달팽이건설'의 '봉사경영'
비영리시설 짓거나 개보수 하도급 없애고 직거래 공사
이윤도 10% 안넘도록 유지 입소문 타고 주문 줄이어

서울 송파구에 있는 '달팽이건설'은 상근직원이 3명인 미니 회사다. 주주는 총 38명이다. 타일공·목수 등 공사판에서 잔뼈가 굵은 기술자 14명, 건설회사 전직 임원 1명, 신부·목사·학자·환경운동가 등 건설과 아무 상관없는 일반인 23명 등이다. 이 중 건설회사 전직 임원과 기술자 2명이 회사에 상근한다. 상근자들이 일감을 따다가 나머지 기술자들에게 연락하면, 모두 뛰어나와 뚝딱 집 지어주고 일당을 벌어가는 시스템이다.

생긴 지 13개월 된 이 신생회사에는 5가지 경영원칙이 있다. 첫째, 돈을 가장 많이 받는 사람과 가장 적게 받는 사람의 임금 차이가 '2배 반'을 넘지 않을 것. 둘째, 연말에 이익이 나면 34%만 주주들끼리 나눠 갖고 66%는 좋은 일에 기부할 것. 셋째, 형편이 딱한 사람이 "우리 집 좀 고쳐달라"고 사정하면 눈 딱 감고 공사비를 깎아줄 것. 넷째, 기술자들 일당은 무슨 일이 있어도 1주일 안에 지불할 것. 다섯째, 이익을 10% 이상 남기지 않을 것.

이 회사 상임이사 박영규(50)씨가 씩 웃었다. "어떻게 안 망할까 싶지요? 착실하게 이익을 내고 있습니다."

달팽이건설이 따오는 일감은 복지관이나 사회단체의 신축·증축·개보수 공사가 많다. 40만원짜리 개인주택 화장실 공사부터 3억1500만원짜리 다가구주택 신축공사까지 다양하다. 서울시가 펼치는 공익사업에 참여해, '단돈 3700만원'을 받고 다 쓰러져가는 다가구주택 50가구를 고쳐준 적도 있다.

창업 원년인 지난해에는 2건을 수주하는 데 그쳤다. 연말에 1100만원 적자가 났다. 그래도 "값이 싸고 꼼꼼하다"는 입소문이 퍼졌다. 올해는 14건을 수주했다. 이달까지 번 돈이 6억원이다. 그중 90%가 기술자 일당과 재료비로 나갔다. 10%로 사무실 임차료·각종 공과금·상근직원 3명 연봉을 해결했다.
 

16일 서울 송파동에 있는 한 상가건물 2층에서 상임이사 박영규(왼쪽에서 두 번째)씨와 대표이사 임근정(왼쪽에서 네 번째)씨 등‘달팽이건설’의 임직원 6명이 실내 공사를 하고 있다. 달팽이건설은 이익의 일부를 좋은 일에 기부하고 형편이 딱한 사람들의 공사비를 깎아주기도 한다./이진한 기자 magnum91@chosun.com

박 이사는 "연말까지 일감을 2억원어치는 거뜬히 더 맡을 수 있다"며 "거기서 뽑는 순익 2000만원은 '34% 배당, 66% 기부' 원칙에 따라 처리할 것"이라고 했다. 기부 대상은 이제까지 달팽이건설에 일감을 준 비영리단체와 가난한 사람들이다.

달팽이건설은 시중 회사보다 싼 값에 공사를 해주면서도 이익을 내기 위해 하도급을 하지 않고 고객과 직거래한다. 기술자끼리 손발을 맞춰 10일 걸리는 공사를 7~8일에 후딱 해낸다. 회전의자에 앉은 임원, 전화받는 여직원도 없다.

지난 16일 오후 2시, 서울 송파동에 있는 한 상가건물 2층에서 기술자 6명이 165㎡(50평)짜리 점포 실내 공사를 하고 있었다.

상임이사 박씨가 밀대 칼로 벽에 더덕더덕 붙은 페인트를 긁어냈다. 또 다른 기술자 이종덕(44)씨는 가로 1.5m, 세로 40㎝짜리 선반용 목재 6개에 스프레이 페인트를 뿌리고 있었다. 이씨가 땀을 훔치며 말했다.

"이사님은 우리 회사 창립멤버고, 여기 오기 전에는 큰 건설회사 임원이었어요. 저는 6월에 입사한 '막내'에다 도장공이에요. 우리 둘은 상근직원인데, 이사님은 월급 150만원, 저는 100만원 받아요."

달팽이건설 주주 박광진(59·배관공)씨는 "달팽이건설에 들어오기 전에는 돈을 떼이기 일쑤였다"며 "일당 자체는 예전과 비슷한 수준이지만 일감이 꾸준히 들어오고 임금이 꼬박꼬박 나와서 살 것 같다"고 했다.

"예전에는 내 힘으로 재주껏 일을 찾아야 하니까 한달에 열흘쯤 일했어요. 올해는 회사에서 일을 주고, 회사가 잘되니까 한달에 20일 일해요. 대학 다니는 애들을 휴학시켰었는데, 다음 학기부터 다시 학교에 보낼 수 있을 것 같아요."

달팽이건설 아이디어를 맨 처음 낸 사람은 건설 노동자 겸 빈민운동가인 대표이사 임근정(50)씨다. 그는 "옛날에도 건설 기술자들이 힘을 합쳐서 회사를 차린 적이 있는데 경영을 못 해 번번이 망했다"며 "전문 경영인 영입이 관건이라고 생각하던 참에, 40~50대들의 은퇴 후 인생설계를 돕는 강좌에서 박씨를 만났다"고 했다.

'블루칼라'인 임씨와 달리 박씨는 한일시멘트에서 25년간 근무한 '화이트칼라'였다. 임원을 끝으로 한일시멘트에서 퇴직한 뒤에는 3년간 레미콘 회사를 운영하기도 했다.

박씨는 "평소 '나이 먹기 전에 자원봉사를 하고 싶다'는 열망이 있었다"고 했다. 임씨와 처음 만났을 때 그는 해외의 저소득층 아이들을 위해 집을 지어주는 봉사활동을 하려고 건축시공·전기용접 기술을 배우러 다니던 중이었다. 그는 인생 설계를 수정해 달팽이건설에 참여하기로 했다.

임씨는 "예전에 건설 노동자들끼리 회사를 차렸을 때는 정산도 제대로 안 해서 적자가 나도 그런 줄도 몰랐다"며 "'호랑이 살림꾼'을 모셔온 덕분에 캄캄한 터널에서 빠져나온 느낌"이라고 했다. 박씨는 "이 일을 10년쯤 더 하다 회사가 안정됐을 때 후배들에게 물려주고, 또 다른 봉사활동을 하러 떠나는 게 꿈"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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