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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사회봉사명령, 농촌일손 도우미로 각광(1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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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자 작성일10-06-30 00:00 조회4,62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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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5월 이후 3만여명 투입, 모내기·작물 수확 등 도와
젊은이 없는 농촌에 큰 힘… 봉사자들도 "보람 느낀다"


지난 25일 낮 전북 김제시 백산면의 한 포도농장. 8000㎡(2400평)의 비가림 하우스 안에 포도나무 700여그루가 줄지어 2m 넘는 키로 자라, 허리춤에 알알이 응결시킨 푸른 포도송이들을 키워가고 있었다. 30도가 넘는 후텁지근한 비닐하우스 안에서 30~50대들이 잡초를 뽑고 포도 곁순을 따냈다. 모두 소매가 긴 작업복이나 팔을 감싼 토시 차림에 모자를 눌러써 몸이 땀으로 젖어 있다.

이들은 모두 전주에서 온 사회봉사명령 수행자들이다. 음주 교통사고나 폭행 등 가벼운 범죄로 법원에서 적게는 80시간, 많게는 300시간의 봉사 명령을 받았다. 10명 안팎씩 3개 팀을 이뤄 무주·진안·완주 등에서 모내기와 과일 솎기, 마늘 캐기 등을 돕다가 22일부터 이 일대 포도밭 일을 돕고 있다.

 

전북 김제의 한 육묘장에서 사회봉사명령을 받은 사람들이 모판을 트럭 위에 싣고 있다. 법무부와 농협은 지난 4월 협약을 맺고 올해 사회봉사명령을 받는 인력 20만명을 농촌 일손돕기에 투입하고 있다. /김창곤 기자


짚을 깐 바닥에서 잡초를 뽑던 30대는 "처음 해보는 농사일로 땀을 쏟다 보니 매일 수리터씩 물을 마신다"며 "타의로 하는 일이지만 농민을 돕는다는 생각에 내 일처럼 한다"고 했다.

이 일대에선 20여 농가가 '거봉'보다 열매가 굵은 '대봉' 포도를 재배하고 있다. 포도농장 주인 이규병(53)씨는 "9월 초 높은 당도의 탐스러운 포도를 수확하려면 벌써 곁순을 제거했어야 했다"며 "일손을 못 구해 안타까웠는데 이분들의 도움으로 큰 걱정을 덜었다"고 말했다.

전국의 농촌에 사회봉사명령을 받은 사람들이 투입되고 있다. 지난 5월 초 이후 25일까지 연인원 3만1576명이 농민과 함께 땀 흘려왔다. 24일에는 모두 1198명이 131곳에서, 25일엔 1268명이 144곳에서 농사일을 거들었다. 모내기를 도운 데 이어 잡초를 뽑고 채소와 과실을 수확하며 복숭아·배에 봉지를 씌우는 일까지 다양한 작업에 나서고 있다.

경기도 남양주 원예단지에서는 매일 약 100명이 상추·부추·토마토 등을 거두고 있고, 전남 무안과 경북 안동·영천·문경 등에선 양파를 수확했다. 경기 광주와 안산 등에선 지난겨울 폭설로 주저앉은 비닐하우스를 보수하는 일도 도왔다. 6월 22~24일 전남 광양에선 80대 고령 농가가 사회봉사자 7명의 도움으로 산비탈 3만3000여m²(약 1만평)의 매실을 적기에 수확할 수 있었다.

사회봉사인력 농촌 상시(常時) 투입은 지난 4월 법무부와 농협의 협약으로 시작됐다. 두 기관은 올해 연인원 20만명을 농촌에 보내기로 협약했다. 농번기에 집중해 보내되 고령·부녀자·소년소녀가장 농가와 재해지구·오지 농촌을 우선 지원한다는 것이었다. 마을 청소와 영농폐비닐 수거, 경로당 보수에도 일손을 보태기로 했다.

봉사자들은 매주 월~금요일 오전 9시 법무부 산하 54개 보호관찰소에서 승합차 등으로 출발해 농협의 안내로 농가를 찾는다. 경기 여주보호관찰소에선 원예농가 일과에 맞추기 위해 봉사자를 매일 오전 8시에 집결시킨다. 하루 봉사시간은 점심시간까지 합쳐 9시간. 농사일은 서툴지만 모판을 나르거나 농산물을 포장하고 트럭에 상·하차하는 일 등은 고령·부녀자 농가에 힘든 작업이다. 농기계 등은 맡기지 않지만 법무부는 작업 중 사고에 대비, 상해보험도 들었다.

봉사자들은 무보수에 도시락 등을 지참해야 하지만 농가들은 일손이 그저 고마워 점심에 새참까지 내놓는다. 시간만 채우려는 사람도 있기 마련이지만 대다수 봉사자는 일을 잡으면 내 농사처럼 땀을 쏟는다. 봉사자들은 당일 봉사시간을 채우고도 남은 일을 두고 가지 못하는 인지상정(人之常情)을 보이기도 한다.

김제 백산면에선 유모(49·전주)씨가 6월 초 명령받은 봉사기간을 채운 뒤 하루 더 내려와 '자발적 봉사'를 하고 가기도 했다. 한양석 전주보호관찰소장은 "농촌 봉사는 힘든 농사일로 근로 의지를 다지게 하고, 농민들이 고마워하는 가운데 보람도 느끼게 해 사회봉사명령의 실효성을 높였다고 평가할 수 있다"고 했다.

농협중앙회는 농촌 일손돕기가 대도시 원거리에서 수월히 이뤄지도록 버스도 제공할 예정이다. 최원병 농협중앙회장은 "큰 국가예산을 투입하지 않고도 어려운 농촌을 실제로 도우면서 고령 농민들에게 위안을 주고 도시와 농촌의 거리를 좁히는 사업"이라며 "농촌 봉사가 자리 잡기까지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전국의 법원에서는 연간 연인원 125만명쯤에게 사회봉사명령이 내려지고 있다. 그간 사회봉사명령은 재해를 당한 농촌마을에서 수행되기도 했으나 도시를 중심으로 장애인 수발, 독거노인 돕기, 취약계층 도배·집수리, 노숙자 급식지원 등에 집중됐다.

5~6월 봉사명령 수행자의 절반을 농촌에 보낸 법무부는 농한기인 7~8월 그 인력을 20~30%로 줄였다가 가을에 다시 늘릴 방침이다. 법무부 담당자는 "적정한 작업팀 배분과 원활한 봉사자 수급 등으로 농촌 지원효과를 높이도록 농협과 함께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제=김창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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